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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주에 자신이 없는 이유

<반주에 자신이 없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의 반주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 제대로 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이 항상 머리에 맴돕니다. 왜 그럴까요? 손가락 가는대로 치다보니 칠 때마다 보이싱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반복적 기초연습 부족입니다. 이 부분은 음악성 보다는 숙련의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야구를 처음 시작하는 투수 두명이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A투수는 그냥 네모난 스트라이크 존 정도에 넣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연습했습니다. B투수는 좌측 상단, 우측 상단 구석 등 9군데 방향으로 나눠서 던지기 연습해오던 투수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이제 경기에 투입되었고 어떤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순간이 왔는데 그 타자의 약점은 몸쪽 낮은 공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A투수는 몸쪽 낮은 공을 던지고 싶지만 쉽지 않고, B투수는 그쪽으로 공을 던지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연습하던 감각을 살려 던질 수 있습니다. 이제 반복적 기초연습 부족이 무엇인지, 왜 숙련의 영역이라고 이야기 했는지 이해가 될겁니다.

C코드 다음 G코드가 나왔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G코드의 구성음 솔시레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C코드를 어떻게 쳤냐에 따라 오른손 보이싱을 솔시레, 시레솔 혹은 레솔시 셋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C코드와의 연결이기 때문에 어쨌든 이 셋 중에 가장 부드럽게 어울리는 보이싱은 있습니다. 그러므로 C코드의 경우의 수에 따른 G의 경우의 수를 파악해서 보이싱을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합니다.

이 연습이 잘 되었있다면 갑자기 C 코드다음 G코드가 나왔을 때 연습했던 대로 보이싱이 나올겁니다. B투수 처럼 말이죠. 그간 연습해서 숙련이 됐기 때문에 손가락이 가는 대로 쳤어도 좋은 보이싱이 나올겁니다. 그리고 그 보이싱은 아무렇게나 친 게 아니고 좋은 보이싱을 골라서 연습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이 필요 없어집니다.

저는 레슨시간 이 부분에 공을 들입니다. 만약 학생이 ‘목마른 사슴’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 노트에 반주 전체가 아니라 보이싱만 그려오라고 합니다. 학생이 그려오면 물어봅니다. 이건 왜 이렇게 그렸냐고요. 잘 그린 건 그럼 알고 잘 그린 건지, 또 잘 못 그린 건 더 좋은게 있는지 몰라서 그런 건지 알게 하기 위해섭니다. 잘 그렸음을 확인 받고 칭찬 받으면 앞으로 그런 보이싱은 계속 잘 그릴테고, 잘 못 그린 것을 지적 받으면 이제 그런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겁니다. 바로 ‘구별하는 눈’이 생기는 것이죠.

여러분, 생각을 한 번 해보세요. 고민 고민해서 악보에 그려왔는데도 보이싱이 이상하다면, 그냥 손가락 치는대로 실시간으로 막 치는 보이싱은 어떻겠습니까? 스트라이크 존을 점으로 보지 않고 네모로만 보고 던지는 A투수와도 같은 겁니다.

이 보이싱 그리기 연습을 반복하면 어떤 보이싱이 좋은 보이싱인지 이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주를 더 잘하는 분이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틀리게 그려서 반복 연습하면 낭패니까요. 그렇게 훈련을 통해 이유와 화성학적 신념이 있는 보이싱을 깨닫게 되면 누가 물어봐도 ‘이러해서 이 보이싱이 잘 어울립니다’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제목은 ‘반주에 자신이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계속 보이싱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반주는 보이싱이 많은 부분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좀 죄송하지만 제 연주를 예로 들겠습니다.

지금 보이는 영상인 <주가 보이신 생명의 길>

<부르신 곳에서 piano파트>
http://www.huhlhim.com/?p=2819

<예수 피를 힘입어>
http://www.huhlhim.com/?p=2804

이 곡들을 잘 들어보시면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는, 각 코드가 나오는 ‘그 순간’, 충실한 보이싱으로 우선 꾸욱 눌러준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보이싱 이후 군더더기 잔 연주가 적다는 겁니다. 이미 보이싱으로도 꽤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된 경우가 많습니다. 충실하지 않은 보이싱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뭔가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군더더기가 따라 붙는 경우입니다. 리듬 연습, 패턴 연습 다 좋습니다. 하지만 좋은 보이싱으로 출발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록 지저분해질 뿐입니다.

자신의 반주에 확신을 가지고 싶다면,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 보이싱 연습을 먼저 해야 합니다. 좋은 연주와 좋은 악보를 보고 어떻게 쳤길래 저런 소리가 나는지 연구해야 합니다. 그 연구를 통한 숙련이 된 사람은 손가락 가는 대로 쳐도 반복 수련된 좋은 보이싱을 누를겁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가락 가는 대로 쳤기 때문에 뭐가 나올 지 모르는 주사위를 던지는 것 같은 보이싱을 누르게 될 것입니다.

간단하진 않겠죠?
보이싱 연습은 숙련의 영역입니다. 시간을 투자해야 늡니다.
보이싱과의 전쟁에서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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