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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흔적

‘음악을 좋아하니 전공하고 싶다.’

음악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음악이 좋아 전공하고 싶다는 말은, 어릴 적부터 음악적 호기심에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이것저것 끄적인 ‘흔적’이 있는 사람들이 할 때 어울린다. 그들은 정식으로 배우기도 전에 혼자 시작한다. ‘원래 음악이 하고 싶었어요’ 말하며 뒤늦게 음악을 시작할 수는 있지만, 고2, 3이 되도록 그토록 사랑하는 음악을 위해 취해 온 작은 흔적도 말하지 못한다. 주변에 클래식 작곡가가 있으면 이야기 한 번 들어보라. 대부분은 어린 시절 배우지 않고 이미 작곡을 시작했다.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은 거다. 고등학교 들어와서야 전공 시작하는 클래식 피아니스트도 있나? 있을 수 있지만 흔하지 않다. 이미 피아노가 좋아 그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실용음악과 졸업과 동시에 백수학교에 입학한다. 맞지 않는 비싼 옷을 팔아 입힌 대학은 난 놈 몇 명만 기억하고 설마 졸업 후 할 거 없겠느냐던 나머지는 굶주림을 마주한다. 늦게 시작해도 잘하는 사람은 있지만 잘 풀린 소수의 사례가 일반화되진 말아야 한다. 실존 성찰에서 오는 고통은 예술의 깊이를 더해주지만 굶주림의 고통은 그저 비참의 깊이만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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