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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시작은 음표가 아니라 철학이다

세상은 쓸모있는 인간이 되라고 가르친다. 쓸모는 중요하다. 하지만, 세상이 요구하는 쓸모는 생산성이다. 교묘한 가르침이다. 그렇지 않다. 본래 사람은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하고 의미있다. 쓸모가 우리의 가치를 재단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하루는 의미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렇다. 숨만 쉬고 있어도, 호흡이 필요한 누군가에겐 부러운 하루다. 그런 하루를 살아가며 일어나는 일도 의미있다. 좋을 수도 나쁠 수도. 갑자기 비가 와서 내 옷이 젖는 게 불만일 수 있지만, 한 번 더 사람을 기준으로 사고하면 농부들에게 좋은 비일 테니 고맙다.

이게 인문학이다. 사람의 가치를 찾아가는 학문. 그리고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게 철학이다. 이 철학적 사고가 바로 음악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이머스는 LboT학교와 연합했다. 아이머스가 음악을 잘 가르치는 것처럼 이 학교는 이 분야에 뛰어나다. LboT에서 인문학을 배운다. 사실 인문학에 음악도 포함되지만 좁은 의미에서의 인문학을 말한다. 그리고 음악과 인문학을 연결하기 위해 1학년 때 Christian Musicianship 수업을 통해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음악을, 2학년 때 Social Musicianship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어떤 음악을, 3학년이 되면 Creative Musicianship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로 어떤 음악을 할지 배운다.

오랜 시간 음악을 지도해왔다. 전통화성학과 재즈화성학, 작곡, 그리고 합주지도를 주로 했다. 강의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것이 있다. 서로 다른 수업에서 같은 얘기를 하는 지점이다. 분절된 수업 같지만 통섭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도제식 교육이 통섭 교육이다. 스승과의 한집 살이를 통해 경험되는 모든 걸 체득하는. 도제식까진 아니더라도 통섭을 통해 음악의 기술들을 배우는 게 아니라 음악 자체를 배울 수 있다. 그게 바로 아이머스의 음악교육이다. 학교장 이하 리더십은 7년이라는 세월동안 이 통섭을 현실화 하기 위해 노력했고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스텝을 밟아가며 커리큘럼을 완성해가고 있다. 위에 언급한 인문학의 사고가 크리스천, 소셜, 크리에이티브 뮤지션십이라는 다리를 거쳐 음악으로 표현되기 위한!

2017년 부터 T&S(Theory & Songwriting)과 E&R(Ensemble & Recording) 수업을 개설했다. 각 4시간짜리 수업이다. 개설이긴 하지만 기존 수업들의 융합형태이다. 화성학을 배우며 작곡을 시작한다. 감상과 청음, 시창, 통론, 리듬 등 다양한 접근에 열려있다. 작곡은 배워서 익힌 수준으로만 하면 된다. 다만 초기부터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무엇을 노래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단어와 문장, 가사들을 써오는 과제를 통해 이미 아이머스를 통하며 학생들이 철학적인 사고를 시작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늘도 놀라운 가사들이 많이 나왔다. 이렇게 탄생한 곡을 나는 E&R 수업으로 넘긴다. 이승호 교수님 담당이다. 카피 일색의 수업이 아니라, T&S를 통해 만들어진 곡을 멤버 간 아이디어를 통합해 편곡하는 거다. 그리고 녹음하여 들어본다. 지난주 과제는 영상에 나오는 ‘말하는 대로’를 편곡하는 것이라고 한다. 야간자율합주를 기습해봤다. 학생 한 명이 주도하는 편곡이 아니라 모두의 아이디어가 삽입된다. 필드에선 한 명이 하는게 보통은 유리하다. 하지만, 이건 교육이다. 섹션, 키업, 리듬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아 하나의 편곡이 이루어진다. 여러명이 함께 했으니 처음엔 뭐가 많은 과한 편곡일 거다. 하지만 금방 그 부분은 서로 알아챌 거고 피드백을 받는다. 이 지점이 대단히 중요한데,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아이머스의 교육이다. 남에게 보여주기식, 대입을 위해 연습실의 닭처럼 처박혀 반복하는 로봇식 교육은 당장의 연주회, 당장의 1년 뒤 입시에서 웃을 수 있도록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음악은 나의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하는게 아니다. 사람을 향한,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생각, 때로는 저항,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생각을 담아내는 좋은 그릇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게 음악이다.

그게 아이머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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