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재즈를 즐겁게 연주하기 위한 Tip

?????????????????????
연주하기 직전까지도 무엇을 어떻게 연주할지 계획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무대 위로 올라가면 동물카드가 뒤집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를 임의로 뽑으니 ‘개미’가 써있어요. 당신은 그 자리에서 개미에 대해 아는 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뭐 별로 당황되지는 않습니다. 개미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냥 더듬더듬 아는 대로만 말하면 됩니다. 저라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개미는 우선 까만색이다. 붉은색과 흰색을 띤 개미도 있긴하다. 머리,가슴,배로 이루어져 있고 머리에는 더듬이가 있다. 땅 밑에 굴을 파서 여러개의 방이 있는 집을 짓고 산다. 끊임 없이 움직이며 일을 한다 등등…’ 그냥 아는 대로만 말하면 됩니다.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

재즈 연주자는 지금 개미에 대해 말했듯이, 생각나는 대로 말하면 됩니다. 뭐라고 말할지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개미에 대해 말하기 위해 뭘 그리 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곡과 친숙하기만 하면 됩니다. (*숙련도가 높아질 수록 친숙하지 않아도 가능해진다. 코드만 있으면 된다.) 스케일부터 보이싱까지 탄탄히 그 곡에 대해 준비하고 이모 저모로 실험 해보는 것입니다. 기분이 좋은 날엔 그 곡에 대해 밝게 연주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음표가 잘게 쪼개질 테고, 기분이 별로이면 선이 굵고 쉼표가 많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칠 때마다 달라집니다.
?
저는 스승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의 스승님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churchmusic1977/videos/611085319025713/?permPage=1 (스승님의 연주를 카피한 영상) 레슨을 받다가 정말 멋진 걸 시범으로 보여주셨을 때, 저는 그걸 다시 쳐달라고 애원하지만 다시 쳐주지 않으십니다. 아니, 다시 못치십니다. 그냥 치신거니까. 뭘 적는 것도 싫어하셔서 선생님 몰래 레슨을 녹음했던 기억들이 납니다. 적는 순간 그걸 외워서 연주할 저의 모습이 걱정이셨던 겁니다. 그 때는 야속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니 스승님 말씀이 맞습니다.
?
배운대로 저도 그렇게 가르칩니다. 시범을 보여주다가 좀 멋진게 나오면 제자들은 제발 다시 보여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다시 못쳐줍니다. 지나간 것은 정말로 생각이 안나요. 이 부분에서 저의 제자들은 ‘맞아,맞아’ 하며 분명히 공감하며 웃고 있을 것입니다. 꾸준히 연습하며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그냥 생각없이 쳐도 이렇게 칠 수 있는 날이 옵니다. 하지만 하나 둘 자꾸 외우기 시작하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
외워서 남들 앞에서 그 순간만 멋있게 연주할 것인지, 한동안은 땀 삐질 흘리며 버벅대도 창의력을 키워서 결국에는 ‘그냥’ 연주해도 아름다운 음악이 나올 자신을 믿을지. 실용음악 입시를 준비한다면 더욱 이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만약 열심히 외워서 연주했는데 당신이 합격했다면, 재즈를 배우기 위해서는 그 학교를 추천하기가 어렵습니다.
?
그만큼 재즈는 즉흥성이 생명입니다. 재즈는 ‘그냥’ 연주하는 음악입니다. 그래야 즐겁습니다. 그래야 청중과 호흡이 됩니다. 안그럼 ‘쟤 혼자 뭐해?’ 이런 소리 듣습니다.
?
*사진은 2003년 27세,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 입학 직후.
스승님이신 재즈피아노의 거장 Leonid Chizhik과 함께.

You may also like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