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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 편곡의 한가지 ‘꿀팁’

일반 CCM곡을 4절 찬송가처럼 네 번 반복한다면? 지루해서 사람들이 싫어할겁니다. 네 번 찬양하는게 안 될 건 없지만 좀 어색하고 힘이 들 겁니다. 그런데 찬송가는 4절까지 안하는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이 전제가 중요합니다. 4절까지 같은 멜로디가 반복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각 찬송가의 원 코드에 익숙해 있습니다. 편곡의 최적 요건입니다. 편곡은 오리지날에서 뭔가를 더하거나 빼거나, 악기를 바꾸는 등 변화를 주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 템포와 키를 과감하게 낮추기 : 우리가 흔히 박수치고 부르는 빠른 찬송가들을 잘 생각해보면 가사의 깊이가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원래 빨랐던 곡은 고음이 많은 편이라 단지 템포만 낮추면 오히려 부르기 더 힘듭니다. 키를 한 두 키가 아니라 과감하게 세 키 이상 낮추고 템포도 느리게 해보세요. 박수가 목적이었던 성도들의 눈빛에서 ‘아니 이 곡이 이런 가사였어?’라는 놀라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 1절에서는 한 가지 악기만 사용해보세요. 악기가 목소리를 덮는 것 보다 성도의 목소리 자체가 악기가 되는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목케스트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지겹던 스트링 소리도 이런 상황에서 2절부터 슬쩍 들어온다면 새로운 맛을 주는 MSG가 될 것입니다.

# 원래 빠른 곡은 아무래도 느리게 부르면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 상태로 4절까지 부르는 것은 더 지루할지도 모릅니다. 3절 정도에서부터 코드를 바꿔주세요. 코드를 바꿀 줄 모르신다고요? 그렇다면 전문 기관의 교육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학생들과 소통해보니 Reharmonization(코드바꾸기)에 대한 필요는 알고 있으나 갈급함을 해소하기 쉽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코드 편곡이 왜 유효할까요? 일반 CCM곡은 사실 코드를 바꾸건 말건 일반인들은 관심도 없고 잘 모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찬송가는 수십 년간 불러왔기 때문에 코드가 각인되어있어요. 약간만 바꿔줘도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아니, 그냥 하지 꼭 코드를 바꿔야 하나?’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 한국을 보면 ‘왜 코드를 정해놓고 답답하게 그대로만 치지?’ 합니다.

 

찬송가표지

 

저는 독일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독일교회와 예배할 기회가 종종 있었습니다. 찬송가 1절에서 4절까지 그대로 치는 오르간 주자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오르간이 성도를 도와 반주의 역할도 하지만 그 소리 자체가 다채로운 모양으로 찬양을 합니다. 찬송가가 4성부로 나뉘어 코드가 정해진 것이 어떤 면에선 친절하지만 어떤 면에선 더 다양하고 자유롭게 찬양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의 반주자들의 창의성을 모두 막아버린게 찬송가의 4성부입니다.

좀 더 전문적으로 접근한다면, 코드를 막 바꾸는 게 아닙니다.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죠. 그 가사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코드 편곡이면 더욱 좋습니다. 불안(섭도미넌트) – 많이 불안(도미넌트) – 안정(토닉)을 자연스럽게 할 때 사람은 그 음악을 좋다고 느낍니다. 이게 4-5-1도 이고 좀 더 자연스럽게 변형한게 바로 그 유명한 투-파이브-원 입니다. 그냥 안정-안정-안정이라고 좋다고 느끼지 않고 사람은 그걸 지루하다고 느낍니다.

제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표현할 때 잘 쓰는 코드가 있는데 새누리2교회 성가대용 입례송으로 만든 ‘왕이신 나의 하나님’에 사용했습니다.

 

 

이 곡을 들어보시면 ‘내가 주를’ 이 부분이 IVmM7입니다. 이 곡 전체의 코드를 잘 느껴보시면 가사와의 매치를 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입니다.?하나 더 소개하면 이 곡은 성가대가 아니라 회중 전체가 부르는 입례송으로 만든 ‘여호와 샴마’입니다.

 

 

이 곡을 가사와 코드를 함께 느껴보시면 이 역시 코드가 가사를 돕고 있다는 것을 비전공자라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하나님, 하늘 부분에서는 E/C코드를 사용합니다. M7+5코드 입니다. 그리고 ‘ 구원’을 표현할 때 그간 참았던 VIm를 처음으로 쓰면서 두터운 양감을 줍니다. 1절에선 ‘우리 주님’ 2절에선 ‘우리 구원’ 부분인데 이건 들어보시면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얘기가 이해 안되시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모든 전문 분야가 다 그래요.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다른 나라 얘기죠. 사실 누구나 예배인도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치면 누구나 다 의사입니다. 체할 때 손 따는 것도 의료행위이죠. 누구나 다 카레이서이죠. 운전하니까요. 섬세하게 들어가면 교회음악 역시 전문 분야입니다. 교회음악가들이 이 원리들을 알면 더 풍성한 예배를 통해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음악을 왜 주셨겠습니까? 크게 두가지 아니겠습니까? 일상 가운데에서 음악으로 행복을 누리게, 예배 가운데에서 주님을 찬양하는 도구로 말이죠. 사실 한 가지 도구로도 찬양할 순 있습니다. 전혀 문제될 것 없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도구가 허락될 때 기꺼이 모든 걸 다해 찬양함은 신앙의 아름다운 행위입니다.

# 마지막으로 해 드릴 얘기는 ‘드럼’에 관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성도들은 찬송가는 드럼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어울리게 치면 됩니다. 어울리는데 뭐라고 할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제안하고 싶은 건, ‘드럼 fill in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언제 들어갔다가 언제 빠지면 가장 좋을까’를 생각하라는 겁니다. 그 곡의 위치나 가사, 분위기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는 3절부터 드럼과 베이스가 들어오는 겁니다. 그냥 이렇게만 해도 내내 드럼과 베이스를 치는 것 보다 훨씬 좋습니다. 왜일까요? 1,2절에서 성도의 목소리인 ‘목케스트라’를 했으니 3,4절에 악기가 추가해서 들어올 때 그 소리가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라 리듬의 기둥을 잡아주는 반가운 소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수업시간에 나누는 이야기를 글로 쓰려니 길어지기만 하네요. 이 모든 얘기를 몰라도 예배를 인도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맞아요. 하지만 알면 더 오묘하고 풍성함을 맛보게 됩니다. 음악이라는 세계는 하나님의 디자인이기 때문입니다. 음악과 예배는 간단히 몇 마디 말과 개인적 경험들로 정의되는게 아닙니다.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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