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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학 공부하지 마라

화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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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화성학을 알면 유익하다는 취지의 ‘풍자글’입니다. 풍자는 원래 비꼼의 형식을 취하는 장르입니다. 촌스럽게 이런 코멘트를 앞에 달게 됨이 유감이지만 취지를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기에 서두에 써 넣습니다.

1. ‘도’를 치면 미,솔,시b,레,파#,라 등이 같이 울리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니? 7음 뿐 아니라 텐션인 9,#11,13까지 같이 울리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니? 그걸 배음이라고 하는데 그거 저절로 알게 되었다면 화성학 공부하지 마라.

2. C#과 Db은 같은 음이지? 같은 음인데 사실은 음정이 2도, 정확히는 감2도라는 거 저절로 알게 되었다면 화성학 공부하지 마라.

3. 자연단음계는 이끈음이 없어서 5도가 도미넌트 역할을 잘 못한다. 그거 보완하려고 나온 게 화성단음계인데, 그거 보완하는 바람에 화성단음계의 6,7음에 증음정이 생겨서 6,7음을 붙여서 멜로디로 사용하기에 어색하단다. 그거 다시 보완하려고 만든게 가락단음계라는거 저절로 알았니? 그러니까 화성단음계는 ‘화성보완’을 위해, 가락단음계는 ‘멜로디보완’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거 말이야. 원래 알았다고? 오, 그렇다면 화성학은 공부하지 마라.

4. 다이아토닉 코드들의 기능을 혹시 원래부터 알고 있었니? 1도 3도 6도는 토닉이라서 안정적인 기능을 하고 2도 4도는 약간 불안정적이라서 ‘Sub’도미넌트이고 3도(얘는 토닉도 되고 도미넌트도 된다), 5도, 7도는 엄청 불안정적이라 도미넌트인거말야. 그래서 그 기능을 알고 적당한 위치에 꽂아 넣을 수 있는 초능력이 있구나? 그냥 막 되는대로 코드 넣는거 말고. 그게 된다고? 그렇다면 화성학 공부하지 마라.

5. 혹시, 주 3화음에서 3음 중복했을 때 소리 두께가 앞의 흐름이랑 맞지 않는다는 거 감각적으로 느끼고 있었니? 와, 그렇다면 화성학 공부하지 마.

6. 5도 병행을 의도적인 칼라로 사용한 것과 실수로 쓴 것이 구분이 딱 되니? 그렇다면 넌 화성학 공부할 필요 없다. 그냥 아니까.

7. 어떤 선율이 있을 때 그 선율에 어울리는 코드의 경우의 수가 마구마구 흘러나오니? 이제 더 이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자신이 들 정도로 있는대로 다 만들어볼 수 있니? 와…대단하다. 그럼 화성학 공부하지 마라.

8. 혹시 C키에서 멜로디가 ‘미’인데 ‘C/E’ 이렇게 베이스가 연주하는게 좀 들을 때 불편한게 느껴지니? 오오…그럼 몰라도 돼 화성학 그거 몰라도 돼.

9. 3화음을 2전위하면, 예를 들어 C/G 같은거 말야. 이거 누가 뭣도 모르고 아무 때나 썼을 때 기분 되게 안좋니? 경과적, 동일화음 내, 동일베이스, 종지적 사용법 이런 방법들이 있는데 그 외에는 그거 진짜 사운드 구리거든. 그거 다 느껴져? 위의 네 가지에만 딱 어울린다는 거 몸으로 알아버렸어? 와 이건 진짜 대박. 그럼 화성학은 끝이다.

10. V-I로 종지해야 어울리는 상황과 IV-I로 종지해야 어울리는 상황을 딱 그냥 느낌으로 아니? 아니면 V-VIm를 쓰면 듣는 사람이 답답해 한다는 걸 역이용해서 그렇게 뺑뺑 돌리다가 나중에 V-I 쓰면 시원한 느낌 든다는거 그냥 알아버렸니? 그렇다면 화성학은 공부하지 마라.

11. C키에서 G코드는 왜 거의 7이 붙어있나를 생각할 때, G코드에는 이미 B라는 이끈음이 있어서 도미넌트 역할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다 7도 붙이면 섭도미넌트의 역할을 하는 음까지 더해져서 엄청난 불안감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G코드에는 기왕 하는김에 7을 붙인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있었니? 게다가 그럼 반대로, 7을 떼면 그나마 덜 긴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떼기도 했니? 본능적으로 말야. 그렇다면 화성학 책 집어 던져라.

12. C키 곡에서 G7의 3전위 G/F이 코드를 친 다음에 베이스가 E로 해결 안하고 다른데로 해결하면 암 걸릴 것 같은 느낌에 짜증이 나서 베이시스트에게 지적질 하고 싶어지니? 그렇다면 화성학 몰라도 된다.

13. C키에서 5도와 7도, 그러니까 G7과 Bm7(b5)이게 사실은 비슷한 거라는 거 이정도는 그냥 알지? 게다가 언제 G7이 더 어울리고 Bm7(b5)가 더 어울리는지 다 알지? 그래, 그럼 화성학은 필요 없다.

14. 근데 말야. Cm로 가는 2-5-1은 Dm7(b5)-G7-Cm잖아. 이 때 Dm7(b5)도 되지만 그냥 Dm7도 되는 이유 혹시 알아? 그리고 그게 세 가지 단음계 중 가락단음계의 영향을 1인 Cm가 받아서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거,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마이너 2-5-1이라 해도 b5를 떼는게 더 멋지게 들린다는 것을 그냥 본능으로 알아버렸니? 와, 이건 진짜 그냥은 알기 힘든 건데 대단하다. 화성학은 너에게 시간낭비다.

15. C코드에서 멜로디 F를 쓸 수 있을까 없을까? 멜로디로는 쓸 수 있지만 코드로는 쓸 수 없다는거. 그게 바로 어보이드 노트라는거, 뭐 그정도는 그냥 알아지는거지? 화성학 공부하지 마.

16. 페달 포인트 아니면 오르간 포인트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거 어떤 코드의 근음이나 5음을 반복하거나 지속해서 연주하고 있으면 특별한 분위기 낼 수 있다는거, 그 쯤이야 뭐 본능으로 알 수 있는 거지 뭐. 그치? 그렇다면 화성학은 하지 마라.

17. C키에서 사실은 A가 됐든 Eb이 됐든 어느 키로든 완전 자유롭게 갈 수 있거든. 특히 디미니쉬드 코드의 위종지를 잘 쓰면 무궁무진하게,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전조가 가능한데 이거 다 아는거지? 응? 혹시 전조가 어려워서 C에선 무조건 Db이나 D로만 가는 건 아니지? 그래. 그러니까 넌 화성학 공부 안해도 돼.

18. 세컨다리도미넌트라고 들어봤지? 그거 언제 쓸 수 있다고 생각 돼? 특별한 경우? 그거 원래 1도와 7도를 제외한 모든 다이아토닉 코드에 쓸 수 있는 어디든 쓸 수 있는 건데 코드 딱 보면 이 코드에 세컨다리도미넌트가 어울리는 상황인지 아닌지 딱 알지? 그 앞에 2를 붙인게 2-5-1인 것도 다 알고. 그렇긴 한데 아무 때나 막 쓰면 MSG남발하는 것처럼 느끼해져서 중요한 부분에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쓰는게 가장 좋다는거, 그 쯤은 그냥 알지? 그래, 그러니까 넌 화성학 공부하면 시간낭비인거야.

19. 세컨다리도미넌트 코드를 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똑같이 세컨다리 디미니쉬를 쓸 수 있다는거 다 아는거지? 배우지 않아도 알잖아. 그냥 본능으로. 그래, 뭔 화성학 공부냐.

20. 화성학에서는 장조에서의 단조성이라는 괴기스러운 말로 표현하는데 그게 재즈화성학에서는 모달인터체인지와 사촌이라는거 알지? 그래. 역시 그 정도는 본능으로 알아지는거지.

21. C키에서 F코드가 나왔을 때, F코드를 다르게 바꿔주고 싶어. Dm, Fm, Fm6, Fm7, Ab6, AbM7, DbM7 등등으로도 분위기 봐서 바꿔 줄 수 있다는거 그 정도는 그냥 알지? 그리고 그렇게 해도 어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말야. 와. 이건 진짜 타고난거다. 화성학 책 중고나라에 다 팔아먹어도 된다.

22. 전통화성학에 나폴리6화음이라는게 있는데, 네아폴리탄6라고도 해. C키로 치면 Db/F를 난데없이 갑자기 치고 Db음이 다시 C음으로 와야 시원할 것 같지만, 그러면 김새니까 절대 그렇게 안하거든. 그거 사용하면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화음을 만들 수 있어. 그거 안 안려줘도 잘 할 수 있지? 클래식에서 뿐 아니라 재즈나 가요에서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거 당연히 알지?

23. 클래식에 이태리6, 프렌치6, 저먼6화음이라는게 존재하는데 그게 재즈화성학의 섭스티튜트 세컨다리도미넌트랑 그게 그거인거 알지? 베토벤이 운명교향곡 첫 시작 20번째 마디엔가 쓴건데 G7앞에 Ab7을 썼거든. 근데 이 때 5음을 생략했어. 그럼 그건 이태리6거든. 만약 5음까지 썼으면 저먼6인데 코드로 치면 5음 생략 안한 Ab7이야. 만약 베토멘이 # 11을 거기에 넣었으면 와…그건 프렌치6화음이 돼. 프랑스에서 유행하던거라 그래. 이태리와 저먼도 그런 식으로 이름이 붙은거야. 그거 베토벤 운명교향곡 들으면서 ‘어! 이거 재즈화성학의 섭스티튜트 세컨다리도미넌트랑 같은거네? 와! 클래식과 재즈화성학 사실은 진짜 비슷하다! # 11이 클래식에서 프렌치6구나!’ 이렇게 당연히 느끼고 있었지? 그래, 그러니까 넌 화성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야.

24. 9,11,13화음에 대한 얘긴데, 이것들 사용해도 되나?에 대한 고민을 해봤지만 어울리는 경우가 꽤 많아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 있니? 그래, 역시 너는 본능적이야. 그거말야, 심지어 클래식 화성학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백병동 화성학 책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거든. 역시, 넌 타고났어.

25. 이 외에도 수 백가지 더 할 수 있겠다. 근데 그만 할게. 너 다 아는 거잖아. 배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여러분.
‘꼭 화성학을 공부해야 해요?’ 이 질문을 왜 하고 싶나요? 결국 그 질문은 공부 하기 싫다는 얘기입니다. 화성학 공부하지 않았는데도 잘 나가는 뮤지션들 예를 들지 마세요. 백인이 흑인과 달리기 시합하는거 사실은 불공평한 겁니다. 가진게 다르거든요? 그런거에요. 모든 사람이 다 같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화성학 공부하지 않아도 저 위에 열거한 것들을 몸으로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인겁니다. 음악적인 면으로만 보면 불공평하게 시작한 셈이니 그 부분은 노력으로 채워야 합니다.

‘화성학을 공부했더니 어딘가에 갇히고 더 얽매이는 것 같다.’ 배우는 단계에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얘긴 이전엔 아무것도 몰라서 자유롭게 막 썼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베토벤, 리스트, 브람스, 쇼팽 이 사람들 음악이 얽매여 보입니까? 작곡 전공하다가 재즈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그 사람들 음악이 그래보입니까? 화성학 때문에 얽매인다고 느낀다면 배우다 말아서 그래요. 완벽히 몰라서 그런겁니다. 화성학은 갇히게 하는게 아니라 자유하게 하는 학문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12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누가 36색 물감을 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받아야 겠죠? 그게 음악에선 화성학입니다. 사진은 제가 20년 전 19살 때 공부하던 그 화성학 책입니다. 몇 개월 만에 저 모양 만들었어요. 그리고 저 위에 열거한 24가지 외에 수 백가지를 얻었습니다. 36색 물감 정도가 아니죠. 여러분도 이제 12색 물감에서 벗어나시길 권하는 의미에서 글 남깁니다. 잘 하는 사람은 그냥 잘 합니다. 따라가려면 어쩔 수 없어요. 화성학 책 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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