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가 작곡을 하게 하는 건 클릭 몇 번이면 됩니다. 매끈하게 잘합니다. 작사도 gpt와 자동 연동되고 은유법 비유법 쓰며 잘 합니다. 웬만한 인간보다 더 철학적으로 보입니다.
저는 수노가 하는 작곡에는 별 관심 없습니다. 그건 제가 하면 되고 여러분도 배워서 하시면 됩니다. 창작은 인문학의 영역,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작곡 능력에 대한 평가는 멜로디가 매끈하고 좋다 별로다로 쉬이 말할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공장에서 찍은 목도리보다 마감이 거칠어도 누군가가 떠준 목도리가 더 소중한 것과 비슷합니다. 사람의 이야기가 가진 특별함이죠.
제 요즘 관심은 수노가 좋은 음악 선생이 될 수 있다는 지점입니다. 편곡 공부하는데 수노보다 좋은 선생이 있을까 싶어요. 악기의 사용, 장르별 특징, 검증된 상업적인 진행과 섹션 등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을 꺼내옵니다.
반주 연습을 위한 트랙 만들기에 활용하기에도 좋아요. 메트로놈에 맞춰 4비트로 코드만 정확히 쳐서 올리고 반주 생성 후 수노의 스템분리 툴로 피아노만 빼면 됩니다. 제가 올린 영상은 ‘수노로 연습용 보컬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우선 제 목소리로 녹음하고 그걸 수노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변환해보는 거죠. 다른 ai툴도 있지만 이것저것 쓰기 싫고 수노 안에서 해보고 싶었습니다. 영상의 1번 트랙이 제 목소리고(제일 노래 못함 ㅋ) 나머지는 제 목소리를 기반으로 생성한 수노 목소리입니다. 여러명의 가수를 배치해서 같은 멜로디와 리듬으로 제창을 한 번 시켜봤습니다. 여기까지 성공하기 위해 수많은 헛발질을 했습니다. 미디를 잘 아는 분은 수노로 뭔가 하는게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린다는 걸 알게 되고요.
이걸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맘대로 작곡하게 하는 건 쉽지만 내가 원하는 그대로 컨트롤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멜로디도 꼭 한두개를 멋대로 바꿔버립니다. 하지만 계속 연구하다보니 제가 간단히 연습용으로 만드는 수준까지는 되더라고요.
하나 더 있습니다. 미디로 구현하기 힘든 1순위인 ‘일렉기타와 브라스 계열’ 이것들만 수노에게 부탁해볼 수 있습니다. 건반 주자들은 기타를 잘 모를 수 있어요. 기타리스트에게 뭘 요구도 못합니다. 수노로 시뮬레이션 여러번 해보고 ‘이런 스타일로 해줘’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도구로 쓸건지 독으로 쓸 건지, 각자 하기 나름입니다. 과도기라 여러가지 논란이 있지만 ‘사람의 가치’를 잊지 않으면 중심이 잡히지 않을까 싶어요. AI가 발전할 수록 인간의 유니크함은 레어템이 될 겁니다. 가까운 미래엔, 한 알 먹으면 배부른 식사 대용 값 비싼 알약을 부자들만 먹지만 더 먼 미래엔 부자들만 알약 대신 밥을 먹을지도.
수노랑 놀아보세요. 현타 한 번 씨게 맞고 정신 번쩍 들겁니다🫠